북한산 빨래골에 있는 공초(空超) 오상순 묘소의상석(床石)에는
돌을 오목하게 파 만든 재떨이가 있다.
오는이 마다 담배 공양을 하는지 꽁초가 수북하고 아예 갑째 두고 가기도 한다.
시인 박 인환은 망우리에 묻힐때 지인(知人)들이
캐멀 담배를 함께 묻어줬다지만 공초는 북망(北邙)에서도 두고두고 담배복을 누린다.
묘지옆 시비(詩碑)뒷면, 짤막한 문장 넷으로 압축한
일생에 " 몹시 담배를 사랑하다 " 라는 대목이 빠지지 않았다.
호(號)까지 " 꽁초 " 에서 음을 따왔던 공초는 애연소서(愛煙小敍) 에
" 금연이라는 두 자를보면 송충이나 독사를 보듯 소름이 끼친다 " 고 썼다.
그래서 금연을 내건 뻐스나 극장엔 걸음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초가살아 있다면 질색할 곳이 하나 늘었다. 청계천 이다.
서울시가 오는 10월 복원되는 청계천 산책로를 금연 구역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흡연자 에겐 벌금까지 물린다니 공초가 까무러칠 일이다.
청계천 금연이 성사 되면 국내최초의 야외 금연 구역이 된다.
고궁과 경기장에서 노천 금연을 하고 있지만 구내를 벗어난 개방지역 금연은 처음이다.
재 작년엔 서울 성북구가 금연 조례를 만들어 성신여대 앞길을 금연 거리로 정하려다
근거법인 국민건강 증진법에 야외 금연 규정이 없어 포기 하기도 했다.
그래서 서울시는"청계천 이용관리 조례"를 만들기앞서 건강증진법 개정을 요청 하겠다고했다.
애연가 단체에선
"휴식 공간인 청계천에서 담배한대 피우며 명상에 잠길 권리를 빼앗는 전체주의적 발상"
이라는 반응이 나왔지만 어쩐지 맥이 빠져 보인다.
요즘 담배피우는 사람은 사면 초가나 왕따의 경지를 넘어
거의 "공공의 적 " 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그제는 군(軍)에서 한갑 2000원짜리 담배를 250원에 주는 면세 담배를
줄여 4년 뒤에는 없앤다는 뉴스가 나왔다.
" 화랑 담배 연기속에 사라진 전우야 " 가 아니라
전우들 속에 담배 연기가 사라지게 생겼다.
" 금연 전도사 " 로 불리는 박 재갑 국립 암 쎈타 원장이 대한 민국에서
담배 제조 판매를 금지하는 입법청원을 조만간 국회에 낸다는 소식도 있다.
" 설마 " 싶지만 이미 의원 과반수의 서면 동의까지 받았다고 한다.
법률 공포후 시행을 유예하는 10년동안 강력한 금연 캠페인을 펼치면
큰 마찰없이 전국민 완전 금연을 이룰수 있다고 벼른다.
부탄에 이어두번째 담배 금지국이 되면 1200만 흡연자 들은 어디로 가나?
담배 공양이 끊길 공초도잠자코 누워 있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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