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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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cap 2018. 10. 3. 23:33

[해외職口] 인도의 심장부를 걷다, 델리 하루 여행


인구 13억, 29개의 주로 구성된 연방국가, 16개의 다른 공식 언어 사용…. 나라는 하나지만, 실질적으로 29개의 각기 다른 국가가 공존하는듯한 인도. ‘믿을 수 없는(Incredible)’이라는 형용사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인도는 한 번에 소개하기도 어렵고, 한 번의 여행으로 제대로 느끼고 올 수도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도 정치의 중심이자, SK루브리컨츠 사무실이 자리한 델리(Delhi)를 중점적으로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코스를 따라, 하루 동안 델리의 풍경을 만끽해 보시면 어떨까요?
 
 

인도 정치의 중심 ‘델리’를 가로지르다

 
인도 하루 여행
인도의 수도는 뉴델리입니다. 갠지스 강의 지류인 야무나 강 서쪽에 자리한 뉴델리의 윗쪽으로 올드델리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올드델리는 17~18세기 무굴제국의 수도로 번영했던 지역입니다. 1931년 영국령이던 인도의 수도가 콜카타에서 델리의 남쪽 교외에 새롭게 건설된 뉴델리로 변경되면서 지금과 같이 new/old 델리가 형성되게 된 것이죠. new/old 델리와 주변 지구를 합쳐 ‘델리’라 부르는데요. 과거 왕조의 역사와 13억 인구 대국의 수도다운 위용이 공존하는 델리, 참 볼 게 많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델리 하루 여행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도 델리 하루 추천 코스
꾸뜹미나르 -> 인디아 게이트( -> 대통령 궁 -> 국립 박물관) -> 붉은 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꾸뜹 미나르붉은 성을 잇는 이 코스는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합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종교인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건축물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두 지점을 이동하는 동안 인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델리 사람들의 휴식장소로 사랑받는 인디아 게이트 주변과 대통령 집무실, 국립 박물관 등을 통해 인도의 과거와 현재를 목격할 수 있지요. 그리고 델리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여행하며 뉴델리와 올드델리의 차이를 피부로 느낄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떠나볼까요?
 
 

바벨탑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승전탑, 꾸뜹 미나르

 
인도 하루 여행
여행의 시작은 하늘 높이 치솟은 거대한 탑, 꾸뜹 미나르입니다. 뉴델리 남쪽으로 15km 떨어진 넓은 평야에 자리한 꾸뜹 미나르는 인도 최초의 이슬람 왕조인 술탄 꾸뜹 웃 딘 에이백이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탑인데요. 힌두교 왕조를 멸망시킨 이슬람교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세워진 승전탑인 셈이죠. 무려 높이가 72.5m! 위를 올려다보면 그 끝이 안 보일 정도입니다.
 
탑의 1층은 힌두 양식으로 제작되었지만, 2~3층은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진 이 독특한 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탑 주변으로 넓은 잔디밭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예전에는 탑 내부의 380개 계단을 통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관광객의 압사사고 이후 현재는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아쉽게도 정상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은 누릴 수 없습니다.
 
이번 여행의 출발지인 꾸뜹 미나르에서 외국인과 내국인의 관람료(외국인 250루피, 내국인 10루피)가 턱없이 차이가 난다는 점에 놀라실 텐데요. 인도와 우리나라의 물가 수준을 생각하면, 그리 과한 가격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델리 중심부로 이동해 볼까요?
 
 

델리인들이 사랑하는 휴식 공간, 인디아 게이트

 
인도 하루 여행
꾸뜹 미나르에서 인디아 게이트까지는 약 11km 정도입니다. 걸어서 이동하기는 힘들겠죠? 오토바이를 이용한 ‘오토릭샤’를 이용하시면 이동하는 동안 거리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델리의 중앙 교차로에 우뚝 선 인디아 게이트는 프랑스의 개선문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진 웅장한 건축물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던 인도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완공까지 10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높이 42m의 벽면에는 참전 전사자 약 8만 5,000명의 이름이 빼곡히 새겨져 있습니다.
 
인도 하루 여행
인디아 게이트 주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요. 델리 시민들이 소풍 장소로 즐겨 찾는 곳입니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친구들끼리 도시락을 싸들고 와 서로 나누어 먹으며 한가로이 휴일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요. 때론 잔디밭에 누워 각자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제 기분까지 평화로워지곤 합니다.
 
인도 하루 여행
인디아 게이트 서쪽으로는 대통령궁국회의사당이 자리해 있습니다. 인디아 게이트와 대통령궁은 중앙 도로를 가운데 두고 마주 보고 있는데요. 대통령궁은 현재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어, 일반인은 대통령 집무실 앞 철문까지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인디아 게이트와 대통령궁 사이에는 국립 박물관이 있는데요.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을 꼭 한번 가보셔야 할 곳입니다. 인도 4,000년의 역사 유물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각지의 유물을 광범위하게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죠. 인도의 역사와 종교를 한눈에 살펴보고 싶다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인디아 게이트부터 대통령궁과 국립 박물관까지는 도보로도 이동 가능합니다. 하지만 다음 목적지인 붉은 성까지는 7km가 넘는 거리이니, 다시 릭샤를 이용하시는 게 좋겠죠?
 
 

무굴제국의 위용을 느끼다, 붉은 성

 
인도 하루 여행
델리의 북쪽, 야무나 강 언저리에 자리한 거대한 붉은 성(Red Fort)은 올드델리가 수도였던 시절, 무굴제국의 왕궁으로 사용했던 건물입니다. 무굴제국의 황제이자 타지마할을 만든 샤자한이 수도를 아그라에서 델리로 옮기기 위해 10여 년에 걸쳐 완공한 건물이지요. 델리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지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성 전체를 붉은 사암 벽돌로 둘러싼 철옹성 같은 외관에서 무굴제국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데요. 성벽의 길이가 2.4km에 달해 그 웅장함에서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내부에는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한 급커브 구조물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곳도 꾸뜹 미나르처럼 외국인에게 이중적인 입장료 정책을 취하고 있는 곳인데요. 인도인과 비교해 25배나 많은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무굴시대의 화려함웅장함을 느낄 수 있어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
 
 

인도에는 인도(人道)가 없다?!

 
인도 하루 여행
인도의 길거리 풍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리에서 버젓이 활개 치는 입니다. 인도 주 정부의 노력으로 거리에 소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인도와 차도의 구분 없는 대부분의 델리 시내의 도로에서 차와 사람, 소가 범벅되어 돌아다니는 모습은 우리 눈엔 무질서한 혼란으로 비칠 때가 많지요.
 
이런 혼란의 중심에 있는 또 하나가 바로 ‘릭샤’인데요. 인도에서 ‘릭샤’를 빼고 교통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정도로 대표적인 교통수단입니다. 자전거를 이용한 ‘사이클 릭샤’ 외에도 오토바이를 이용한 ‘오토 릭샤’가 다수 운행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생활하거나 여행을 하다 보면 릭샤만큼 유용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죠. 저도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을 땐 가끔 이용합니다.
 
하지만 타기 전 흥정은 필수입니다. 가격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며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이죠.기사와 흥정하면 한 2~3km 정도의 거리는 100루피(약 1,700원)면 가능합니다. 법적으론 릭샤 요금을 미터기로 결정하는 것이 맞지만, 실제로 미터기를 사용하는 릭샤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는 델리에선 흥정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게 릭샤꾼들에겐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인도 물가에 익숙하지 않는 외국인들에겐 5분 거리의 목적지라도 부르는 게 값입니다.
 
저와 함께 한 델리 하루 여행 어떠셨나요? 인도의 역사와 현재, 인도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함께 살펴보는 하루, 왠지 인도를 더 많이 이해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여행 꿀 Tip. 인도에서는 자나 깨나 물 조심!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번쯤 물갈이로 고생하기 마련인데요. 특히 인도는 물을 조심해야 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인도의 물에는 석회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그냥 마시면 설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물은 늘 생수를 사서 마시고 식당, 숙소에서 주는 물, 얼음은 될 수 있으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 생수 살 때엔 병뚜껑을 꼭 확인하세요!
생수를 살 때에도 병뚜껑을 열었던 흔적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생수가 아닌 다른 물을 넣어 파는 경우도 있거든요.
 
* 치아건강을 위해 양치도 생수로!
석회질 성분은 치아건강에도 좋지 않은데요. 물속의 석회질 성분이 프라그와 결합해 치석이 생기기 쉽고, 풍치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도에 오래 체류할 때는 양치도 생수를 사서 하는 편이 좋습니다.
 
* 생수를 구할 수 없다면 하룻밤 지난 뒤 드세요!
어쩔 수 없이 물을 마셔야 할 때는 하룻밤 정도 그릇에 담아 놓아 석회성분을 가라앉힌 뒤 윗물만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도 사람들은 물을 그냥 마시기도 하지만, 대부분 하룻밤 정도 두었다가 먹습니다.